“김장철 김장은 거르더라도 건강검진은 거르지 마세요.”
시청률 30%를 상회하고 있는 KBS 2 TV의 주말극 ‘결혼해주세요’에서 순옥 역을 맡은 고두심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자, 많은 시청자들이 딱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순옥에게 자궁경부암 진단을 내린 의사는 ‘초기이니 경과를 지켜보며 수술과 치료방법을 정하자’며 위로하지만, ‘암은 암’인지라 놀라고 억울한 가슴을 진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철부지 며느리와 함께 우연히 산부인과에 갔다가 그 때라도 검진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자궁경부 이상세포 상태에서 자궁경부암 초기까지 수년이 경과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암이 되기 전에 조기검진으로 치료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순옥처럼 한국 어머니들은 자신의 건강을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김장철에 김장을 거른 적은 없는 어머니들도 자신의 건강검진은 수년째 거르다 보니, 나중에는 ‘병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두려워 건강검진을 기피하는 악순환까지 생기게 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금정철 위원은 “예전에는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해 자궁적출을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극중 순옥처럼 자궁경부암 초기라면 약물 치료나 얼려서 파괴하는 냉동치료, 레이저, 고주파 열등을 이용한 국소치료 및 부분절제도 가능하며, 다만 종양 상태에 따라 항암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들 딸을 시집 보내는 연령의 폐경기 여성들은 자궁경부암 뿐 아니라 자궁내막암으로부터도 안전하지 않다. 1991년에는 132건이던 자궁내막암 발생 건수가 2005년에는 1146건에 달해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정철 위원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자궁내막암도 예방하려면, 폐경기 여성은 지나친 육류섭취를 삼가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도록 식습관을 개선하며, 비만여성의 자궁내막암 발병이 3.5~5배나 높은 만큼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폐경 후에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나 골반내 통증이 있을 때는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가족 중에 자궁내막암,유방암,대장암 환자가 있을 때 자궁내막암 발병률이 더 높으므로 더 주의해야 한다.
금위원은 “자궁경부암 백신이 55세 여성까지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연구도 있지만, 아직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중년 여성이라면 매년 1번 정도는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매년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수 없다면 최소 2년에 한 번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검진이라도 거르지 말고 받아야 한다. 끝으로 금정철위원은 자궁경부암 백신의 예방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는 젊은 어머니들도 10대 딸에게는 백신을 맞히면서 자신은 접종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보는데,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이 주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엄마도 같이 접종받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www.hidoc.co.kr)